KBS News [창 플러스] 내란은 종식하되 ‘혐오’는 나중에? “지금이 골든타임” / KBS 2025.11.09.

[창 플러스] 내란은 종식하되 ‘혐오’는 나중에? “지금이 골든타임” / KBS 2025.11.09.

혐오, 차별을 막는 가장 큰 ‘우산’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꼽힌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정부안으로 처음 발의됐고, 보수 성향 박근혜 정부도 국정 과제에 포함하고 추진 계획까지 발표했었다. 그러나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조직적으로 반대해 20년 가까이 표류 중이다.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내걸고 출범한 현 정부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까?

[시사기획 창 ‘이상해, 싫어, 사라져’ 중에서]

녹취 고(故) 변희수 하사 (2020년 1월)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저는 대한민국 군인입니다. 감사합니다. 통일!

성전환 뒤 군에서 강제 전역 처분을 당하고 세상을 떠난 고 변희수 하사.

혐오에 지지 않겠다며 그가 끝까지 희망을 걸었던 건 바로 차별금지법이었다.

녹취고 변희수 하사 (2020년 8월)
(이 사회에) 혐오가 가득한데도 차별금지법 제정이 논의되고, 청원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민국 시민 사회의 힘을 믿습니다.

성별, 장애, 나이, 인종,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합리적인 사유 없이 차별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국가 차원에서 혐오, 차별에 대응하는 정책을 마련하도록 한 법이다.

녹취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OECD급 국가, 선진 국가, 민주주의 국가 중에서 이 혐오 표현에 대해서 정말 한국처럼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나라는 좀 흔치 않다

녹취김지혜/『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
국가가 정책을 만들도록 근거를 만들고 또 개인이 무력한 상태가 되지 않도록 무언가의 방법들을 만드는 그런 정책으로서의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라는 거죠. 특정한 집단만의 정책은 또 분명히 아니다. 누구나에게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거죠. 장애든 나이든 온갖 차별들이 나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그러나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에서 이 법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조직적으로 반대해 20년 가까이 표류 중이다.

녹취 노무현 정부
모든 종류의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 나가겠습니다.

녹취 이명박 정부
나와 너가 따로 없고 우리와 그들의 차별은 없습니다.

녹취 박근혜 정부
사회적 약자에게 법이 정의로운 방패가 되어 주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녹취 문재인 정부
소외된 국민이 없도록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항상 살피겠습니다.

녹취 윤석열 정부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녹취 4월 4일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이펙트
길거리 환호성

이펙트
민주주의가 승리했다!

녹취 이재명 대통령/ 취임사 (6월 4일)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겠습니다.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내걸고 출범한
현 정부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까?

녹취 이재명 대통령/ 7.3 기자회견
차별금지법 얘기는 참 예민하죠. 그런데 일단은 저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중요한 우리 사회의 과제 중 하나이기는 한데 일단은 저는 민생과 경제 이게 더 시급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녹취 김지혜/ 『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
너무나 실망하기도 하고 좀 어떻게 보면 의외라는 생각도 했고. 왜냐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 중에 하나는 불평등이거든요. 평등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일 텐데 그때의 평등이란 어떤 것인가라고 하는 생각이 어떻게 보면 당연히 너무 중요하지만 경제적인 측면에 머물러 있다.

녹취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내란을 찬성했던 세력이라든가 또는 탄핵에 반대했던 세력들이 사실은 그 이전에는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세력들이었거든요.

녹취김지혜/『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
그것이 우연인가. 그렇지 않은 거죠. (윤석열 정부는) 끊임없이 다양성을 말살하는 어떤 일들을 과거부터 해왔고 그런 틈에서 극우세력이 더 성장을 할 수 있었다라는 거죠.

녹취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내란 세력 청산, 뭐 극우주의 청산, 이렇게만 볼 게 아니라 사실은 혐오와 차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이 과정을 동시에 이제 가져가야지만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제 정치권의 인식은 마치 이게 두 개가 다른 것처럼, 그러니까 내란은 극복돼야 되는데 뭐 차별금지법은 못 하겠다거나 이런 어떤 괴리된 인식들을 보이고 있는 게 지금의 좀 문제가 아닌가

녹취김지혜/ 『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
마치 그 광장의 과정이 없었던 것처럼 혹은 잊은 것처럼 그렇게 하는 태도나 이런 정책 방향은 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탄핵 촉구 집회 (부산 서면/ 2024년 12월 11일)
용기 내어 단상에 나오는 시민들을 향해 힘찬 박수 부탁드립니다.

녹취 김유진(가명)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저기 온천장에서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소위 말하는 술집 여자입니다.

‘너 같이 무식한 게 나대서 뭐하냐’ , ‘사람들이 너 같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 같으냐’ 같은 말에 반박하고 싶어서, 또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저를 경멸하거나 손가락질하실 것을 알고 있지만, 오늘 저는 민주 사회의 시민으로서 그 권리와 의무를 다하고자 이 자리에 용기내어 올라왔습니다.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주십시오. 더불어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서울 지하철에는 여전히 장애인의 이동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으며 여성들을 향한 데이트 폭력이 성소수자를 위한 차별금지법이, 이주노동자의 아이들이 받는 차별이 그리고 전라도를 향한 지역 혐오가 이 모든 것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완벽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이 고비를 무사히 넘기는데 성공하더라도 그것이 끝이고 해결이고 완성이라고 여기지 말아주십시오. 편안한 마음으로 두 발 뻗고 잠자리에 들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상입니다.

광장의 깃발이 흩어진 이후를 일찌감치 내다본 통찰력 있는 연설이었다.

다시 만난 그는 현 정부를 향한 뼈있는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녹취 김유진(가명)/ 부산 집회 연설자
(대통령이) 민생이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하시고 강조하시는 걸로 아는데 우리는 시민이 아닌가? 민생에서 말하는 그 민 자에서 우리는 빠져나가는 건가 같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죠.

취재기자: 김지선
촬영기자: 임현식
영상편집: 성동혁
자료조사: 여의주
조연출: 최명호
방송일시: 2025년 11월 4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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