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어느 날, 통장이 묶였다 / KBS 2025.11.03. #KBSNews
[더 보다] 어느 날, 통장이 묶였다 / KBS 2025.11.03.
보이스 피싱 범죄에 온 사회의 이목이 쏠린 요즘.
KBS 9시 뉴스(10.18)
“캄보디아 범죄에 연루된 한국인 64명이 전세기를 타고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그 이면에선, 또 다른 피해가 번져가고 있습니다.
녹취 C 씨 / ‘통장묶기’ 피해자
제 통장이 거래 정지됐거든요
은행 상담원(음성변조)
(송금자가) 보이스 피싱 피해를 당했다라고 신고를 하셔서 지급정지가 된 건데
-제가 뭘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지금 해볼 수 있는 게 좀 제한돼요.
-그 사람들한테 연락하셔서 이 돈 돌려주신다고 얘기를 좀 전해주시면 안 될까요?
=지금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지금 자동이체도 다 막혀 있는데, 그럼 저희 연체료는 누가 내주실 거예요?
=네, 많이 불편하신 사항은 저도…
-불편한 거 알면 방법을 찾아주셔야죠!
-하아~ 진짜, 돌아버리겠네.
하루아침에 정상적인 금융 거래가 어려워진 사람들.
보이스 피싱에서 파생한 범죄, ‘통장묶기’의 실태를 들여다봤습니다.
밤샘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던 취업 준비생 A 씨.
인터뷰 취업 준비생 A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제가 잠을 자고 있었는데 알람이 와서 확인해 보니까, 모르는 돈 100만 4천 원이 입금됐더라고요. 한 3시간 정도 지나니까 계좌가 갑자기 동결되면서 사고 처리 계좌로 등록됐다고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하루아침에 모든 통장이 묶였습니다.
녹취 임주현 / 취재기자
고** 이분은 누군지 모르시는 거고, 그렇죠?
녹취 취업 준비생 A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네, 아예 모르는 분이고…
모바일‧인터넷뱅킹은 물론 자동이체까지 정지되면서,
A 씨는 일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은행 측에 이유를 묻자,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녹취 은행 상담원 (음성변조)
신고하신 분께서 보이스 피싱 당하셨다라고, 피해금이라고 주장하시고 신고하신 내역이세요.
송금자 고 모 씨가 속아서 보낸 돈이라며 은행에 A 씨 계좌를 정지시켜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녹취 취업 준비생 A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그럼 계좌 정지를 해제하려면 방법이 없나요?
녹취 은행 상담원 (음성변조)
죄송합니다만, 지금 이건 고객님께서 해제하실 수 있는 건 아니고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보이스 피싱 피해자는 사기에 이용된 걸로 보이는 계좌를 정지시켜달라고 은행에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은행은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계좌를 즉시 정지시켜야 합니다.
이때, 묶인 통장 명의자의 다른 은행 계좌도 비대면 거래가 모두 차단됩니다.
인터뷰 취업 준비생 A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17일 안에 상대방(신고자)이 경찰서와 은행을 통한 서면 신고를 안 하면, 자동으로 (지급정지) 해제가 될 텐데, 그 기간까지는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은행에서는 본인들이 수사기관이 아니라서 죄송하지만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는 식으로 그 말만 되풀이하더라고요.
최소한 보름 넘게 금융거래 제한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
만약 서면 신고까지 하면 법적 절차가 진행돼, 지급정지는 몇 달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범죄와 무관하거나 ‘통장 협박’ 피해자라는 사실을 소명하면 지급정지를 빨리 풀 수도 있지만, 이를 입증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통장 협박은 보이스 피싱 피해금을 일부 입금해 계좌를 묶은 뒤, 신고 취소를 미끼로 돈을 뜯어내는 수법입니다.
A 씨는 문득, 입금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입금자, 피유칠삼삼. 입금액 10원.
신고자 입금, 불과 1분 후의 거래였습니다.
취업 준비생 A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입금자명에) 피유칠삼삼(pu733)이라고, 처음엔 뭐지? 하고 (인터넷에서) 찾아보니까 텔레그램 아이디라고 해서
통장 협박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A 씨는 텔레그램에 접속해 해당 ID 사용자에게 말을 걸어봤습니다.
하지만 금융 사기범으로 추정되는 상대는 응답도 없이 A 씨를 차단했습니다.
인터뷰 취업 준비생 A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좀 불안한 것 같아요. 이게. 나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내가 그냥 가만히만 있으면 가해자로 몰리는 상황이 돼버리니까 좀 초조한 마음이 있죠.
금융 사기범이 돈세탁에 이용할 계좌를 탐색했거나 악의적인 목적으로 통장을 묶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
협박 자료가 남으면 이거 은행에 제출하면 봐라, 이거 풀어달라 하면 풀어주게 돼 있어요. 그것을 또 사기범들이 알고 범죄자들이, (응답 없이) 가만히 있는 거예요.
이기동 소장도 최근 몇 년 새 두 번이나 통장이 묶이는 피해를 봤습니다.
금융 범죄 예방 활동을 하다 보니, 앙심을 품은 사람들이 센터 계좌를 사기 이용 계좌로 신고한 겁니다.
심지어 이런 보복성 통장 묶기를 대행하는 업자가 따로 있을 정돈데, 주로 텔레그램을 이용합니다.
녹취 임주현 / 취재기자
(대화방에 있는) 이 516명 중에 실제 통장 묶기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일부고 대부분은
녹취 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
아닙니다. 전부 다 고객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입금 계좌를 이리로 보내주세요’ 하면서 이렇게 의뢰하는 겁니다.
녹취 임주현 / 취재기자
이 사람들이 이제 다 피해자가 되는 거네요.?
녹취 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
그렇죠. 이 사람들이 계좌가 다 잠기는 거죠.
취재진이 이 소장과 함께 통장 묶기를 의뢰해 봤습니다.
의뢰 요청에 대화방 운영자는 코인 결제를 독촉하며 이렇게 강조합니다.
통장이 묶이면 중요한 계약에 차질을 빚거나 공과금과 카드 대금이 연체되는 등의 피해도 볼 수 있습니다.
계좌 지급정지 건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
이중 통장 묶기 범죄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직장인 B 씨는 최근 수상한 돈, 10만 원이 입금되자마자 즉시 은행에 반환 의사를 밝혔습니다.
인터뷰 직장인 B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착오 송금인 것 같으니 이 돈 빨리 반환시켜 달라, 그리고 나 이거 어떤 사기인지를 알아서 얘가 빨리 돈 안 보내면 나 이거 통장 묶인다…
통장 협박에 대한 뉴스를 본 적이 있어 빠르게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이 송금자로부터 개인정보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연락하는 사이, 통장이 묶였습니다.
보이스 피싱에 속은 피해자가 지급정지를 요청한 겁니다.
그런데 B 씨 통장에서도 ‘피유칠삼삼, 10원’ 입금 내역이 확인됐습니다.
통장 협박 피해는 없었지만, 지급정지를 해제해달라는 요청에 은행에선 기다리라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인터뷰 직장인 B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내가 실제로 사기를 쳤으면 은행에 왜 전화를 하겠냐고, 보이스 피싱 피해자가 통장 묶기 전에 내가 전화해서 은행에 반환 의사를 밝혔고, 은행 측에서 (피해자와) 연락이 안 된다고 하지 않았냐. 그런데 내가 왜 (지급정지)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은행과 경찰, 금융감독원에도 여러 번 문의했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직장인 B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제가 악의적으로 그럼 형사님 계좌번호로 10만 원 보내고 (은행에 지급정지) 접수하면, 저 벌 안 받네요? 하니까 ‘그렇다’는 거예요. 법이 그렇다 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만 답변을 주고
지급정지 처리 과정에서 대응하는 방식은 은행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은행이라도 누구에게 문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공식 전화 민원 창구를 통해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던 A 씨.
답답한 마음에 거주지 인근 영업점을 찾아가 재차 문의했더니 뜻밖의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녹취 은행 창구 직원(음성변조)
고객(신고자)님 연락처가 확인이 되거든요? 고객(A 씨)님, 돈 돌려주실 거죠?
녹취 취업 준비생 A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아, 네네
녹취 은행 창구 직원(음성변조)
(신고자와 통화) 고** 고객님 맞으신가요? 네, 바로 돌려주신다고 하는데요.
은행 직원이 돈을 돌려주겠다는 A 씨와 피해금 반환 시 신고를 취소하겠다는 신고자의 의사를 확인한 뒤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두 사람이 약속을 이행하자 묶였던 통장이 바로 풀렸습니다.
통장이 묶인 지 13일만입니다.
녹취 취업 준비생 A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전화(상담)한 내용이랑 사실 다르네요, 지금…
녹취 은행 창구 직원(음성변조)
콜센터에서는 내부적으로 전체 계좌 조회가 안 될 수는 있어요.
인터뷰 취업 준비생 A 씨 / ‘통장 묶기’ 피해자
제가 만약에 창구에 직접 가서 확인을 안 해봤으면 더 크게 피해 볼 수 있었던 상황이니까 당황스럽다고 해야 하나, 좀 어이가 없는 것 같아요.
이에 대해 은행 측은, “계좌주의 영업점 방문이 구체적인 내용 파악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처럼 영업점이라도 갈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비대면 상담 외엔 사실상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C 씨는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계좌 지급정지 후 안내에 따라 보름 넘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해제 예정일 직전 은행에 서면 신고가 접수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C 씨는 입금된 돈을 돌려주고 싶지만, 은행은 경찰이 먼저 무혐의를 확인해 줘야 한다고 하고
경찰은 은행이 먼저 피해금 반환을 보장해야 한다며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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