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창] “정착,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마음” [통일로 미래로] / KBS 2025.11.01. #KBSNews



[남북의 창] “정착,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마음” [통일로 미래로] / KBS 2025.11.01.
생사의 경계를 넘어 남한에 온 탈북민들에게 정착은 또 다른 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낯선 환경 속에서 이웃과 소통하며 삶의 터전을 일궈 나가는 모습은 모든 탈북민들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전국 곳곳 유명한 세탁소를 돌며 기술을 배운 사람, 또, 킥복싱 챔피언에 오른 뒤 이제 지도자로 활동하는 탈북민의 사연은 그야말로 드라마가 한 편씩 담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응과 정착을 넘어 ‘함께 사는 삶’을 꿈꾸는 주인공들을 정미정 리포터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서울 어느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작은 세탁소.

이곳을 운영하는 용성옥 사장은 2007년부터 낯선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한 탈북민입니다.

[용성옥/세탁소 사장/탈북민 : “하루하루가 나한테는 어느 하루도 중요하지 않은 날이 없는 거예요. 그 하루하루를 견뎌서 오늘날의 이야기가 됐으니까…”]

12년째 세탁소를 운영하며 하루 11시간, 일주일에 6일을 쉼 없이 일해왔는데요.

몸이 힘들 법도 하지만, 용 사장에게 일터는 단순한 생계의 공간이 아닙니다.

[용성옥/세탁소 사장/탈북민 : “물론 생계와도 연관돼 있지만 한분 한분 소통하는 공간이기도 하니까 즐겁죠. 찾아갔을 때마다 다 웃으며 찾아가시니까 너무 좋은 거 있죠.”]

이 세탁소의 주인장 용성옥 씨는 낯선 땅에서 배운 기술로 자신만의 삶의 터전을 일궈냈습니다.

땀과 노력으로 일군 정착의 과정에는 숱한 어려움과 고비도 있었는데요.

그 시간들을 어떻게 견뎌냈을까요.

용 사장의 전문 분야는 운동화와 가방 세탁 그리고 의류 수선입니다.

접수받은 세탁물은 꼼꼼하게 살펴보고, 사진으로 기록해 둡니다.

[“실수 없이 (작업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어두는 거예요.”]

이제는 소재와 얼룩만 봐도 세탁법이 떠오르는 베테랑 기술자인데요.

[용성옥/세탁소 사장 : “혹시 검정색 물이 이염되면 안 되고, 소독이 중요하니까 소독하려면 꼭 물에 불려야 되거든요.”]

옷 수선 솜씨도 야무집니다.

재봉틀을 움직이는 손끝에선 오랜 세월 쌓아온 노련함이 느껴집니다.

[“똑같은 실로 해줘야 옷이 빛깔이 나니까 똑같은 실로 해서….”]

학원은 물론 전국 곳곳 유명한 세탁소를 일일이 돌며 기술을 배웠고,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세탁소를 열었습니다.

[용성옥/세탁소 사장 : “안양 세탁소, 의정부 세탁소, 한양대학교 주말마다 회원가입을 하고 끝없이 다녔죠.”]

그렇게 쌓아온 세월만큼, 손님들과의 인연도 깊어졌습니다.

[“(사장님 오늘 웃으시는 거 처음 봐요.) 그래요, 아니 너무 반가운 손님이 와서.”]

오랜 단골의 방문에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못합니다.

[용성옥/세탁소 사장 : “(멀리서도) 차 몰고 그냥 수선 갖고 와요. 그래서 항상 저도 감동받아요. (한 4년, 4년 된 것 같아요.)”]

손님들에게 성옥 씨가 탈북민이란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장효숙/서울 양천구 : “(사장님 북에서 오신 거 아세요?) 정말요? (몰라줘서 너무 고마워요.) 몰랐어요. (난 알고 계시는 줄 알았지.) 맡기고 찾아가는 것도 굉장히 수월하게 딱딱 해 주시고 날짜도 빨리빨리 잘해 주시고.”]

성옥 씨의 곁에서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는 고객들.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했던 성옥 씨에게 탈북과 남한 정착은 쉽지 않았습니다.

[용성옥/세탁소 사장 : “어떤 때는 도망치고 싶고 숨고 싶었고 보증금이고 뭐고 다 (두고) 도망치고 싶다. 그걸 견디고 아침에 나오면 또 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쉬어본 적이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오늘까지. 지금은 너무 좋아요.”]

지난 10월, 남북하나재단이 주최한 ‘탈북민 정착 성공사례 발표대회’ 현장에서 성옥 씨는 대상을 받았습니다.

[최현옥/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실 팀장 : “탈북민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또 살아가는 진솔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사회 통합에 기여하려는 의미에서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

성옥 씨의 진솔한 이야기는 정착 지원의 필요성과 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남녘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탈북민들은 이제 누군가에게 그 노하우를 전하는 어엿한 정착 선배가 됐습니다.

도전을 거듭하며 변화를 이뤄나가는 또 다른 탈북민의 이야기를 만나러 가보겠습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시간, 환하게 붉을 밝힌 체육관에선 훈련이 한창이었는데요.

[“다리 붙이고 당기려고 해보세요. 하면 밀착. 그리고 체중 실어서 쭉.”]

쉴 새 없이 격투 기술을 아낌없이 전하는 장정혁 관장.

[장정혁/체육관 관장/탈북민 : “MMA(종합격투기) 케이지 레슬링이라고 상대를 넘기는 동시에 방어하는 것까지 같이 연습하고 있거든요. 이제 기술 훈련 끝났으니까 회원님들을 스파링(모의 시합)으로 잡아드리려고 장비 착용하고 있습니다.”]

구슬땀을 흘리는 회원들에게 장 관장은 이른바 ‘탈북 파이터’로 잘 알려진 유명 인사입니다.

[이재연/체육관 관원 : “(많이 힘들어 보이세요.) 힘든 몸무게입니다. (어떻게 알고 여기 오셨어요?) 원래 관장님을 유튜브 같은 데서 많이 봐서 원래 알고 있어서 근처에 (체육관을) 여셨길래 왔습니다. 격투기 하실 때 저돌적이시고 겁먹지 않고 들어가시는 심지가 강한 캐릭터 이런 느낌. 탈북도 하셨는데 이 정도야 하시지 않을까.”]

2018년 이 ‘남북의 창’ 프로그램 제작진이 만났던 장정혁 선수는 차별과 고통을 종합격투기로 극복하는 꿈 많은 청년이었는데요.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2018년 : “옛날에 중국에 있을 때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되게 많이 왕따당하고 폭행도 많이 당했었거든요. 원래 복수하고 싶어서 (격투기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지금은요 그냥 꿈을 위해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 같아요.”]

이후 한국 킥복싱 대회에서 75kg 이하급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던 그는 이제 당당히 지도자로 성장했습니다.

북한에선 가난한 고통의 삶을 견뎠고, 남한에선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겁니다.

멍 자국이 가시지 않은 손끝엔, 그간의 노력이 새겨져 있습니다.

[장정혁/체육관 관장 : “다시 할거냐라고 하면 안 할 것 같아요. 이게 참 너무나도 힘들고 많이 고통스러웠거든요.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후회는 안 해요. 그런 힘든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여전히 매일 훈련을 이어가는 장정혁 관장, 선수든 초보든, 그의 지도엔 열정이 함께합니다.

[“다시 한번 해보실까요? 원, 투!”]

무엇보다 어려움을 극복한 몸과 정신은 회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데요.

[손강/체육관 관원 : “관장님이 진짜 탈북하신 거면 되게 위험한 삶을 살아오신 거잖아요.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본받고 싶습니다.”]

운동으로 맺어진 사람들에게 이제는 꿈의 지지자가 되어주고 있는 장 관장.

[연동현/종합격투기 아마추어 선수 : “MMA(종합격투기) 배운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한 6개월 만에 귀 보시면 이렇게 됐습니다. (최근에 아마추어 시합에서 상대를 TKO(판정승)로 이겼습니다.)”]

차곡차곡 쌓아온 남한에서의 정착 여정.

[장정혁/체육관 관장 : “꿈을 이뤘죠. 이제는 새로운 목표가 생겨서 체육관 관장을 하면서 또 회원님들과 즐겁게 운동하는 것 같아요.”]

치열한 시간을 버텨온 그가 비슷한 길을 걸어갈 탈북민들에게 조언을 건넵니다.

[장정혁/체육관 관장 : “그냥 부딪혀야 됩니다. 부딪히고 깨져봐야 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것 같고 제일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들이 이뤄낸 정착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 사회의 통합과 통일을 위한 든든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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